미루고 미루다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를 읽었다. '피로사회'와 '우울사회'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현대인이 겪는 정신적 고통의 근원을 탐구한다. '피로사회'에서 저자는 성과 지향적인 현대 사회가 개인에게 끊임없는 자기 최적화를 요구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와 소진을 다룬다. 이어서, '우울사회'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압박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한다. 두 부분을 통틀어, 책은 현대 사회가 개인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과거 사회는 명령과 금지를 통해 개인을 억압한 반면에, 현대 사회는 개인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스스로를 최적화하고 성과를 내도록 압박한다고 이것이 결국 심각한 피로와 소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근대 사회는 부정적 도구를 사용했다면, 현대 사회는 긍정성의 과잉으로 압박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피로와 소진은 자아 자체를 소진시키기도 한다. 또한 개개인의 소진은 사회적 연대와 공동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까지 줄이는 악순환을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 피로사회에서 피로사회를 설명하는 도구로 '필경사 바틀비'를 설명하는데, 마침 내가 읽었던 작품이어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의 '우울사회'는 현대 사회의 정서적 상태와 그 원인을 분석한 강연의 일부로, '피로사회'의 논의를 확장하여 현대인들이 겪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를 탐구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성과사회에서 피로사회로 이어지는 사회의 특징들인 경쟁의 심화, 성과 지향적 가치관, 끊임없는 자기 최적화의 요구가 개인의 정체성과 자아 가치를 위협하며, 이로 인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푸코와 한나 아렌트 관점을 지적하고 반박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끌고 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책은 굉장히 얇은 편인데, 자신의 주장을 이렇게 상대적으로 간단한 글로 설명해 나가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독서일 : 2024.02.13.
개인적 평점 4.5 (4.4) / 5.0
이 책을 읽게 한 책
에디톨로지
-> https://pyoborn.tistory.com/37
이 책을 읽고 다음에 읽을 책
-> 투명 사회 https://pyoborn.tistory.com/115
-> 개인주의자 선언
-> 권력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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