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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노인지옥

표본실 2024. 2. 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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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지옥'을 다시 읽었다.  노년에 대한 영화를 보고(소풍, 2024), 책을 읽다 보니(느리게 나이 드는 방법),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이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게 된 것이다. 영화에서는 2025년을 미래의 시점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는 점에서 새삼 시간이 빠르게 지난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데 책에 드러나는 문제를 과거형으로 써야 할지 현재형으로 써야 할지도 고민이 되게 만들었다. 

 

책은 고령화 사회,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겪었고 겪고 있는 일본의 노인 복지 제도와 고령화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은 노인 복지 시설의 열악함, 또는 부족, 그리고 노인 돌봄에 대한 가족의 부담 등을 설명한다. 공적 돌봄 서비스의 부족으로 생겨난 사적 돌봄 서비스의 질 저하 역시 강조된다. 

 

일본에서는 공적 서비스가 채우지 못하는 빈칸을 여러 유료 노인 시설이나 데이 서비스 시설의 확대로 채우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심각하다고 한다. 비용 문제도 심각하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노인 학대, 혹은 노인들의 건강 악화 사례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공적 서비스뿐 아니라 사적 서비스가 생겼기 때문에, 이권 문제까지 생긴 것이다. 업체는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하고, 그러면 당연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 

 

개개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가족의 도움 만으로 부족한 상황에 있는 노인 분들은 지금도 많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분들을 도울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니,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그럼 대한민국은?'이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돌봄 서비스의 질을 논하고 있는데, 우리는 돌봄 서비스라는 자체가 아직도 널리 퍼지지 못했다. 고령화 속도는 더 빨라지는데, 어떤 정책이나 지원이 있을지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개개인으로서는 그저 노후를 준비하고, 천천히 늙어갈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만간 일본을 넘어 세계최고의 초초고령화 국가가 될 대한민국은 얼른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 

 

 

 

독서일 : 2020.07.14, 2024.02.13. - 02.14
개인적 평점  3.5 (3.7) / 5.0

 

 

 
노인지옥
입시지옥, 취업지옥, 주택대출지옥 등 온갖 고난을 헤쳐왔음에도 인생 종반에 다시 ‘지옥’과 마주해야 하는 노인 지옥시대. 『노인지옥』은 《아사히 신문》이 14개월간 기획 연재한 《보답받지 못하는 나라》를 보완, 가필해 출간된 책으로 ‘노인지옥’을 향해 가는 노인대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제껏 비참한 노후 사례 고발에 집중돼왔던 관심에서 나아가 이를 둘러싼 사회보장제도의 면면과 실제 집행 현장을 깊숙이 들여다봄으로써, 이것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고령사회의 구조적 문제임을 분명히 깨닫게 만든다. 이미 가족 해체 시대를 맞은 일본. 이 책은 1장에서 병들고 나약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현장을 냉철하게 중계하는 한편 2장은 병들어 갈 곳 없이 여러 시설을 전전하는 노인들과, 어떻게든 노부모, 배우자를 부양하려 안간힘을 쓰는 가족과, 낮은 급여와 과중한 업무로 지쳐가는 도우미와 직원들의 고단한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흔히 지금의 일본을 보면 10년 후 한국의 미래를 알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10년 후, 20년 후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웃 나라의 불행하고 불편한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한국역시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잡아야 할 것이다.
저자
아사히 신문 경제부
출판
율리시즈
출판일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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