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지옥'을 다시 읽었다. 노년에 대한 영화를 보고(소풍, 2024), 책을 읽다 보니(느리게 나이 드는 방법),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이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게 된 것이다. 영화에서는 2025년을 미래의 시점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현실이 되었다는 점에서 새삼 시간이 빠르게 지난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데 책에 드러나는 문제를 과거형으로 써야 할지 현재형으로 써야 할지도 고민이 되게 만들었다.
책은 고령화 사회,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겪었고 겪고 있는 일본의 노인 복지 제도와 고령화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은 노인 복지 시설의 열악함, 또는 부족, 그리고 노인 돌봄에 대한 가족의 부담 등을 설명한다. 공적 돌봄 서비스의 부족으로 생겨난 사적 돌봄 서비스의 질 저하 역시 강조된다.
일본에서는 공적 서비스가 채우지 못하는 빈칸을 여러 유료 노인 시설이나 데이 서비스 시설의 확대로 채우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심각하다고 한다. 비용 문제도 심각하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노인 학대, 혹은 노인들의 건강 악화 사례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공적 서비스뿐 아니라 사적 서비스가 생겼기 때문에, 이권 문제까지 생긴 것이다. 업체는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하고, 그러면 당연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
개개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가족의 도움 만으로 부족한 상황에 있는 노인 분들은 지금도 많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분들을 도울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니,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그럼 대한민국은?'이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돌봄 서비스의 질을 논하고 있는데, 우리는 돌봄 서비스라는 자체가 아직도 널리 퍼지지 못했다. 고령화 속도는 더 빨라지는데, 어떤 정책이나 지원이 있을지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개개인으로서는 그저 노후를 준비하고, 천천히 늙어갈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만간 일본을 넘어 세계최고의 초초고령화 국가가 될 대한민국은 얼른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
독서일 : 2020.07.14, 2024.02.13. - 02.14
개인적 평점 3.5 (3.7) / 5.0
이 책을 읽게 한 책
-> 느리게 나이드는 습관
https://pyoborn.tistory.com/62
이 책을 읽게 한 영화
-> 소풍
https://pyoborn.tistory.com/59
이 책을 읽고 다음에 읽을 책
-> 불평등이 노년의 삶을 어떻게 형성하는가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 생각 중독 (0) | 2024.03.09 |
---|---|
서평 - 모호한 상실 (0) | 2024.03.08 |
서평 - 피로사회 (0) | 2024.02.13 |
서평 -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0) | 2024.02.12 |
서평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1) | 2024.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