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Review

<영화 리뷰> 추락의 해부 (Anatomy of a Fall)

표본실 2024. 1. 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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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Anatomy of a Fall, Anatomie d’Une Chute)‘를 보고 왔다. 한국 정식 개봉 날짜는 1월 31일이라고 한다. 영화를 본 이후에 이동진 평론가의 언택트톡을 감상했는데, 그것을 감상하기 전부터 좋았는데 언택트톡 이후에는 더 좋아졌다. 아래의 리뷰는 내 개인적인 리뷰이고, 언택트톡에서 기억이 나는 부분은 조만간 기록을 해 볼 예정이다. 작년 황금종려상 ‘슬픔의 삼각형’에 대해서는 약간 실망을 했었어서 기대를 크게 하지 않고 갔는데, 이번 ‘추락의 해부’는 기대 이상의 훌륭한 작품이었다. 150분이면 꽤나 긴 러닝 타임인데,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작품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운드와 화면 전환이었다. 사운드 연출과 화면 전환 연출이 스토리텔링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든다. 작품에 삽입된 피아노 소리는 정말 인상적인데, 나중에는 그 피아노 소리가 들리기만 해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소름이 돋을 지경이 된다. 작품의 등장인물들 역시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다. 주연 산드라 휠러는 특히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주고, 다른 등장인물들 역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심지어 작품에 등장하는 강아지까지 연기를 잘한다. 법정 공방 소재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조건 보는 것을 추천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한 번쯤 보는 것을 추천할만한 훌륭한 영화이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다.

 



영화는 산드라의 남편 사무엘이 별장에서 추락된 채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사체를 처음 발견한 산드라의 아들 다니엘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다른 목격자는 없기 때문에 당연히 산드라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다. 죄와 무죄를 입증하려는 재판이 열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 영화의 핵심이다. 그래서 영화는 전형적인 재판극의 형태를 띄고 있는데, 그 과정의 전개가 훌륭하다. 

단순한 재판극의 측면에서도 매우 훌륭한데, 이 영화가 훌륭한 것은 그것뿐이 아니다. 영화는 인물의, 그리고 인물 사이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제목에서 나와있듯 주인공 산드라는 해부당하듯 취조 당한다. 과거사, 성적 지향, 남편과의 싸움에 대해 온 나라 전체가 산드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지켜보자니 나 자신이 해부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적나라한 재판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몰리는 상황은 현대 사회가 한 인간을 어디까지 해부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느낌이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 내면의 복잡성, 비합리성, 불완전성을 느낄 수 있었다. 

산드라의 아들 다니엘의 역할 역시 훌륭했는데,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느낌이었다. 결국 관객은 작품의 끝까지 실제로 살인사건이 일어났는지, 사무엘의 자살 혹은 사고사인지 진실을 알지 못하고 영화관 밖을 나서게 된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결정이고, 우리의 판단이라는 메시지를 영화는 다니엘의 입을 통해서 전하게 된다. 

이렇게 이 훌륭한 작품은 기존의 장르 영화로서도 충실하면서 우리에게 여운과 메시지까지 남긴다. 조만간 한 번 더 보고싶어지는 훌륭한 영화였다. 이 리뷰는 영화의 훌륭함을 다 담지 못했다. 그게 너무 아쉽다. 

 

 

관람일 2024.01.28. (CGV 용산아이파크몰 박찬욱관, 이동진 평론가 언택트톡)

개인적 평점 4.5 (4.5) / 5.0

 
추락의 해부
남편의 추락사로 한순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명 작가 ‘산드라’. 유일한 목격자는 시각장애가 있는 아들과 안내견뿐. 단순한 사고였을까? 아니면 우발적 자살 혹은 의도된 살인? 사건의 전말을 해부해 가는 제7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평점
-
감독
쥐스틴 트리에
출연
산드라 휠러, 스완 아를로드, 밀로 마차도 그라너, 앙투안 레나르츠, 사뮤엘 테이, 제니 베스, 사디아 벤타이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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