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영화를 그렇게 많이 챙겨보지 못해서, 오랜만에 예전에 봤던 영화를 리뷰해보고자 한다. 원래 나는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었으나, 재작년에 어느 여름날, 영화를 천 편 이상 본 지인의 강력한 추천을 듣고 나서 '헤어질 결심'을 보았다. 본래 예술적 감각이나 감성이 있는 편도 아니지만, 정말 흥미롭게 본 영화였다. 나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도 영상미가 뭔지, 미장센이 뭔지 알려주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나서 영화를 많이 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어질 결심"은 박해일과 탕웨이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게 하며, 두 사람의 경험을 평행선을 달리게 만들고 때로는 교차하게 만드는 것이 마치 관객이 마치 두 개의 나란한 징검다리를 왔다갔다하며 건너는 느낌을 들게 한다. 어떻게 보면 감정의 미로라고 보일 정도로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따라가면 관객은 자연스럽게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입장에서 이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한국어와 중국어 사이의 미묘함은 영화 상에서 기계 번역의 도구를 통해서 전달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전해지지 않음이 영화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부분을 완벽하게 포착하는 것은 자막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아쉬웠던 수상 실적이 이러한 이유도 약간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형사와 피의자 사이의 사랑이라는 클리셰 덩어리로 보이지만, 그 안에서 관계의 복잡성과 깊이를 세련되게 표현한다. 물론 이 섬세한 감정의 전개는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주요 요소가 된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러한 부분이 나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함의가 담긴 상징들이 정말 많은데, 그래서 자신만의 의미와 해석을 찾아내도록 유도한다.
나같이 이러한 상징들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화는 관객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과거의 사랑을 회상하게 만들며, 마치 잉크가 물에 퍼지듯 영화의 여운을 남긴다. 나는 완전히 이 영화에 스며들었다.
관람일 : 2022.07.21 1회차, 2022.08.18. 2회차. 2023.02.19 3회차.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셀 수도 없이 많이.
개인적 평점 5.0 (4.8)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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