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드릭 클라피쉬 감독의 프랑스 영화 '라이즈'를 보고 왔다. 프랑스 원제는 'En corps'인데, 영어로 직역하면 'In Body'가 된다고 한다. 이 표현은 문자 그대로의 뜻 외에도 '전적으로', '모든 면에서', 또는 '완전히'와 같은 의미를 내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어 제목이 라이즈가 되는 바람에 검색이 매우 힘들어진 것 같다. 더군다나 디즈니 플러스에서 2022년에 Rise 제목으로 나온 스포츠 다큐 영화가 있어서 더 검색이 힘들었다. 전반적으로는, 연초에 보기 좋은 힐링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주인공 엘리즈는 6살 때부터 발레를 20년동안 한 발레 무용수인데, 첫 주연을 맡은 공연에서 발목에 큰 부상을 입고 만다. 나쁜 일은 한 번에 오는지, 그 공연에서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것도 목격하고 결별한다. 영영 발레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진단에 엘리즈는 낙담한다. 몸도 마음도 다친 것이다. 그 와중에 법을 공부하지 그랬니라는 아버지의 말은 참 냉정하게 들리지만, 일단은 친구를 도우며 주방 보조 일을 맡는다.
주방 보조를 하는 곳은 예술가들에게 숙소를 빌려주는 곳이었는데, 그 숙소의 주인은 엘리즈의 사정을 잘 알아서 여러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편의를 봐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숙소에 현대무용팀이 왔을 때, 엘리즈는 현대무용의 매력도 확인하고, 그 길이 새로운 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덧붙여 냉정한 아버지와의 관계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새로운 사랑도 찾으면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전반적으로 영화에서 보여지는 발레와 현대무용이 퀄리티가 매우 훌륭한데, 찾아보니 주인공을 연기한 마리옹 바르보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출신이라고 한다. 어쩐지 발레의 퀄리티가 잘 모르는 내가 봐도 뛰어난 실력인 것이 바로 느껴졌다.
아무튼 주인공 엘리즈는 훌륭한 주변의 도움과 자신의 의지를 통해 발레에서 현대무용이라는 새로운 길을 찾아 아픔을 극복해 냈다. 누구나 탄탄대로를 걷는 것은 아니고, 삶의 길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그 과정에서 역경을 거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겪을 때 도움을 주는 주변 사람들이 있고, 이러한 부분이 개인의 의지와 합쳐졌을 때, 신체적, 정신적 회복은 더 빠를 수밖에 없다. 영화는 이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측면 때문에 ‘주인공의 회복이 너무 빠른 것이 아닌가? 주인공의 배경이 너무 인위적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뭐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범위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많은 역경을 거두고 회복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하면서, 어려움에서 재기하는 희망찬 영화라서 그런지 연초에 보기 특히 좋았으며, 특히 훌륭한 퀄리티의 발레 장면, 현대 무용 장면 등이 인상적이었다.
관람일 2024.01.23.
개인적 평점 3.5 (3.4)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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