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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노량: 죽음의 바다

표본실 2024. 1.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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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 : 2023.12.20.

개인적 평점 3.5 (3.5) / 5.0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 <한산:용의 출현>에 이은 이순신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앞의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한국인이라면 모르기 쉽지 않은 노량해전을 영화는 다층적으로, 그리고 자세하게 그려낸다. 시리즈 중 해전 장면의 길이가 가장 긴 편이었고, 그리고 전투 전의 빌드업 부분도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시리즈 중 가장 긴 러닝타임을 보여준 작품이 되었다. 개봉일에 바로 감상했고,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했다. 

 

영화에 대한 내 평가가 전반적인 관객들의 평가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 자주 보이던 비판들을 나열하고, 그 비판에 대한 내 생각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영화는 시작 후 한 시간여 정도 노량해전이 일어나게 된 과정을 묘사한다. 이 빌드업 과정이 지루했다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한(조선), 중(명), 일 그리고 그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묘사하는 점이, 이야기에 복잡성과 긴장감을 더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 장수들 사이에서도, 명 장수 사이에서도 인물의 성격적인 특징에 차이점을 부여하면서, 다층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특히 괜찮았다. 

 

감정적 신파 씬에 대한 비판 여론도 꽤나 많았다. 꿈에 대한 비판과 회상, 상상에 대한 비판이 둘 다 존재하는데, 꿈에 대한 비판은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다소 기괴한 연출을 했는데, 조금 더 담백하게 연출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생각했다. 반면 회상, 상상의 감정적 신파는 옹호받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세 번째, 마지막 작품으로서 회상, 상상을 통해 정리하는 장면은 필요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감정적 신파는 전쟁의 정당성, 필요성을 묘사하는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약간 과장하자면 이순신 장군이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도망가는 적을 끝까지 섬멸하려는 인물로 보이는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이는 이순신 장군이 감정적인 성격인가?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여 관객에게 전쟁의 명분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게 한다. 이는 감독의 해석이 애매한 방향으로 간 경우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순신 장군이 이 전투에서 돌아가시는 것을 안다. 영화는 이것에 대한 묘사와 사실적 판단을 상당히 지연시키는데, 여러 관객들이 비판한 것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이 연출은 개인적으로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다.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순신의 죽음을 연출했던 방식을 최대한 변주하려고 한 시도 같았는데, 정작 관객의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생각이 들게 할 만큼 과도했고, 패착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칭찬하고 싶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후반부의 백병전 롱테이크씬이었다. 시점이 계속해서 이동하면서 처절하게 싸우는 여러 국적의 병사들, 장수들을 한 번에 보여줬다. 이는 전투의 참혹함과 복잡한 인간관계를 잘 표현했다. 이 장면은 전투에서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들과 그들을 막아야 하는 이들 간의 갈등이 스크린 너머로 느껴지는 듯했다. 

 

전반적인 해전의 연출은 세련되었다. 야간에 이루어진 전투를 잘 묘사하고, 전략 전술 부분도 피상적으로는 꽤나 보여준 편이다. 하지만 고증에 맞지 않는 부분을 영화적으로 허용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던 장면들이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전략 전술적으로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면, 긴 전투에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고 나 역시도 이에 동의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약점이 있었기 때문에, 100분에 가까운 해전 장면은 꽤 많은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부여하기도 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일본과 명 장수를 연기한 배우들은 일본어와 고대 중국 사어를 사용하는데, 내가 그 언어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색함이 많지는 않았다. 김윤식 배우 역시 이순신의 복잡한 감정을 잘 묘사한 편이지만, <명량>의 최민식 배우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종합적으로, "노량: 죽음의 바다"는 한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대규모 해전과 함께 잘 묘사하면서 3부작을 마무리 했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약점이 있었지만, 여전히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었다고 본다. 

 

 

 

 

 
노량: 죽음의 바다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이순신(김윤석)은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절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은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하는데…2023년 12월, 모두를 압도할 최후의 전투가 시작된다!
평점
8.1 (2023.12.20 개봉)
감독
김한민
출연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문정희, 여진구, 이제훈, 안세호, 이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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