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 2024.01.03
개인적 평점 4.0 (3.8) / 5.0
(내용에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다.)
프랑스에 사는 여섯 살 클레오는 유모 글로리아와 많은 시간을 보냈고,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한 글로리아에게 많은 것을 의존한다. 하지만 글로리아의 어머니의 죽음으로 글로리아는 고향 카보 베르데로 돌아가게 되고, 클레오는 외로운 시간을 보낸다. 글로리아가 필요했던 클레오는 글로리아의 고향에서 특별한 여름 방학을 보내게 되는데, 클레오는 여기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영화의 원제는 'Àma Gloria'이다. 'À ma Gloria'의 띄어쓰기를 의도적으로 틀리게 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띄어쓰기 대로라면 '나의 글로리아에게'라는 뜻이다. 한국에 개봉할 때는 '클레오의 세계'라고 제목을 정해서 나왔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글로리아만을 찾던 클레오의 세계가 넓어지는 과정이 이 영화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괜찮은 표현 방식이다.
‘클레오의 세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영화 속에 결합된 애니메이션 신들이었다. 클레오의 내밀한 감정을 묘사한 것이 정말 좋았다. 영화는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눈이 나쁜 클레오가 안경을 맞추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이러한 점을 보면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 부분이 클레오의 내면 상상, 또는 안경을 벗었을 때 흐릿하게 보이는 모습 둘 다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연출 부분 중에 가장 좋았던 부분은 초반부에 클레오가 글로리아의 어머니 죽음 소식을 듣고 나서 나오는 부분이었는데, 애니메이션은 강물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묘사한다. 이는 스틱스 강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렇게 영화는 가족 형태의 다양성, 사랑의 형태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부모 밑에 자녀의 사랑뿐 아니라, 다른 양육자와의 사랑 역시 훌륭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이야기한다.
클레오는 글로리아의 고향에 도착해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글로리아의 두 자녀는 클레오를 귀엽게 보기도 하고, 질투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클레오는 누군가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경험을 처음으로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글로리아의 첫째 딸이 출산을 하게 되는데, 글로리아의 관심은 손자에게 쏠리게 된다.
자신의 마음 속 전부인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의 전부도 자신으로 가득 찬 것은 아니다. 클레오는 처음으로 이 감정에 직면하고,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 돌발적인 행동까지 한다. 이 부분의 묘사는 다소 직설적인데, 약간은 섬뜩할 정도라서 놀랐다. 하지만 그정도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도 우리 주변의 아이들의 성장에서 충분히 있을 수는 있다.
영화는 여행에서 돌아가는 클레오를 공항에서 보여주고 마무리가 된다. 여섯살에 멀리 떠난 여행은, 클레오에게는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의 여행으로서의 역할이 가장 컸을 것이다.
영화를 이루는 축에는 당연히 클레오의 성장이 메인이 되지만, 이민자로 살던 글로리아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는 피고용인으로 있던 글로리아지만, 고향 카보베르데에서는 주체적인 건축주가 되어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글로리아의 성장 역시 관찰된다.
좋은 성장영화는 늘 사람에 마음에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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