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을 보고 왔다. 개봉일은 3월 6일인데, 아카데미 기획전으로 프리미어 상영을 하는 곳이 많아서 보고 왔다. 전반적으로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엠마스톤이 연기한 벨라 벡스터의 이야기인데, 엠마스톤은 여기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다.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받아도 충분한 연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영화는 엠마스톤의 노출 연기로 더 퍼진 감이 없지않아 있는데, 영화를 다 본 뒤에 느낀 점은, 그것이 야하다기보다는 영화에 필요한 요소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벨라 벡스터의 성장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SF,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요소가 모두 섞여있다는 점이 감독의 비범함을 잘 보여주는 요소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작품 속에 들어있는 여러 메시지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기 때문에,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다만 후반부에 긴장감이 약간 떨어졌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도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관람일 : 2024.02.20. (아카데미 기획전 프리미어 상영)
개인적 평점 4.0 (4.2) / 5.0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기본적인 영화의 틀은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와 비슷하고,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의 주제의식을 따라간다. 물론 벨라 벡스터는 괴물이라기에는 너무 아름답지만 말이다. 따라서 영화는 실존주의의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빅토리아로서의 삶에서 벨라 벡스터의 삶까지 바뀌고 나서 생긴 벨라의 여행은 정체성을 찾으며, 자유를 찾으며, 부조리에 저항하는 여행이었다. 결국 벨라는 자신이 누구이며 왜 이렇게 살아온 것인지,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를 끝없이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부분은 실존주의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벨라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억압받는 여성의 해방과 성장을 영화는 적확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기한 긴 여행의 과정에서 벨라는 어른의 몸에서 새롭게 아이의 정신상태에서부터 청소년기, 청년기를 거쳐가는데, 이것은 프로이트의 이론이 생각나기도 하는 부분이었다.
영화를 보면 처음에는 가여운 것들(Poor things)가 벨라 벡스터로 보이지만, 사실은 작품의 대부분의 배역들, 넓게는 인류 전체를 뜻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인간사의 딜레마와 문제들을 상당부분 풍자하면서 지나가기 때문이다.
'Movies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리뷰> 듄 (Dune, 2021) (0) | 2024.02.21 |
---|---|
<영화 리뷰>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1) | 2024.02.20 |
<영화 리뷰> 해피 투게더 (0) | 2024.02.19 |
<영화 리뷰> 엘리멘탈 (Elemental) (1) | 2024.02.19 |
<영화 리뷰> 중경삼림 (0) | 2024.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