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Review

<영화 리뷰> 엘리멘탈 (Elemental)

표본실 2024. 2. 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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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이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에 선정되었다고 해서 리뷰를 작성한다. 수상 가능성은 높진 않지만, 작년에 보고 나서 한동안 가슴을 따뜻하게 했던 영화였다. 내가 엘리멘탈을 보러 갔을 때는 아직 작품에 인기가 많지 않을 때였는데, 내 취향에는 정말 잘 맞았어서 주변에 많이 추천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가 역주행 흥행을 하는 거 보고 뿌듯했던 기억도 있다.

시작하기 전에는 디즈니 100주년 기념 인트로가 나오고, ’업(UP)’의 단편이 나온다. 업도 재밌게 봤고, 그 파생인 더그의 단편도 디즈니 플러스에서 몇 편 봤기 때문에, 매우 반가웠다. 물론 이 부분은 호불호가 조금 갈리기도 하더라.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다소 뻔한 사랑 이야기인걸 예고편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좋은 디테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주인공 커플의 성격 배치도 좋았고, 불과 물의 대립으로 나올 수 있는 장면들도 너무 좋았다. 특히 손 잡는 부분 묘사가 매우 풋풋하면서도 훈훈했다. 그러면서 물과 불의 과학적 성질을 지킨 것도 너무 흥미로웠다. 정말 아시안, 그 중에서도 한국인에 가까운 불과, 백인 스테레오타입에 맞는 물이 어우러지는게 정말 재밌고 감동적이고 여운남기고 그러더라.

작품은 누가봐도 미국의 뉴욕 배경이고, 불은 아시안, 물은 백인, 공기는 흑인을 은유하는 것이 보였고, 나무는 유대인이나 라틴을 합친 것 같았다. 주인공 근처에 사는 나무 꼬마(클로드)도 너무 귀여웠다.

감독인 피터 손은 한국계 미국인이고, ‘스파이더 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주인공 스파이더맨의 룸메이트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한국계 미국인 답게 엘리멘탈의 불 원소들은 아시아 사람 중에서도 한국인의 특성이 너무 많이 보여서 그게 보일 때 마다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기본적으로 엠버가 아버지에게 ’아슈파‘라고 부르는 것 부터 ’아빠‘의 변주인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선풍기에 장난 치는 모습을 보니 한국인으로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 아시안 보트피플들의 특성들도 잘 버무려져서 아시아 사람들이 미국에 이주했을 때 겪었던 감정과 상황들을 영화는 정말 잘 묘사한다.

내가 한국인이어서, 미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그리고 이과의 경험이 있었어서, 이 작품을 상당히 이해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공감대가 형성이 안된다면 그냥 피상적인 픽사식 이야기로밖에 안 보일 거 같기도 하다. 다만 원소 간의 차이를 부각하기 위해 인종적인 스테레오타입을 강조했던 부분이나,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물과 불 원소만 강조해서 보여준 것은 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영화였고,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영화였다.



관람일 : 2023.06.20. 1회차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 2023.06.26. 2회차 (롯데시네마 수원 컬러리움)

개인적 평점 : 4.5 (4.3) / 5.0

엘리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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