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Review

<영화 리뷰> 해피 투게더

표본실 2024. 2. 1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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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에서 왕가위 감독 기획전을 해서 어제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을 보고 왔고, 오늘은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을 보고 왔다. 배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서 아르헨티나의 여러 모습이 나오는 걸 보고 당황했다. 영화를 단순하게 말하면, 여러 이유로 아르헨티나에 오게 된 두 남자 아휘와 보영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장면마다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들었고, 몇몇 장면은 그것을 의도한 것이 느껴졌는데, 그것이 아휘가 생각했을 감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개봉한 지 20년이 넘은 영화라 이 말을 쓰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래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다.)

 

 

 

아휘와 보영은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연인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이과수 폭포를 보러 가는 길에서도 또다시 헤어졌다. 아휘는 그 뒤에 탱고바에서 일하고, 보영은 다른 남자를 만나다 탱고바에서 일하는 아휘를 보게 된다. 아휘는 보영을 매몰차게 내치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어디선가 한참 맞고 몸이 피투성이가 된 보영을 보고 그를 돌본다. 여기서 아휘는 보영이 아파서 자신의 돌봄을 받는 것을 좋다고 생각하며, 그의 여권을 숨긴다. 이러한 부분에서 아휘의 감정선은 섬세하게 표현된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내레이션이 아휘의 감정을 설명하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이를 따라가도록 한다. 

 

아휘는 이후에 중국 식당에 취직하여, 여행을 떠나다 잠시 여비를 버는 장을 만난다. 여기서 장의 캐릭터도 너무 좋았는데, 청각에 예민해서 많은 정보를 청각으로 받아들이는 캐릭터다. 이러한 설정 덕에 영화의 진행이 더 아름답고 풍부해졌다고 느껴졌다. 

 

장과 아휘는 식당을 그만두고, 기존에 살던 곳을 떠난다. 보영은 여권 때문에 아휘를 만나려 하지만 실패한다. 결국 아휘는 혼자 이과수 폭포를 가고, 장은 원래 가고 싶었던 우수아이아를 간다. 결국 가려던 목적이었던 이과수 폭포에 혼자 가는 것은 많은 여운을 주는 장면이었다. 

 

양조위의 연기는 탁월하다. 그중에서도 자신을 위해 녹음을 해달라는 장의 요청에 녹음기를 대고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다가, 밀려들어오는 감정에 울음을 참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연기하는 감정의 깊이가 정말 깊다는 것을 느끼는 부분이었다. 혹자는 양조위의 최고 연기가 이 작품이라고 하던데, 그 부분이 이해가 가는 연기였다. 

 

작품에서 아르헨티나의 풍광은 매력적으로 묘사되는데, 그래서 나 역시도 아르헨티나에 가보고 싶어지게 하는 영화였다. 그리고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 이 부분은 나는 의미를 잘 찾지 못했다. 

 

작품에서 또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마무리 부분이었다. 중경삼림과 마찬가지로, 그 시절에만 있을 수 있는 애정과 관심의 형태는 영화는 훌륭하게 박제해 뒀다. 덕분에 근 30년 뒤의 내가 그때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관람일 : 2024.02.19.
개인적 평점 4.0 (4.0) / 5.0

 

 
해피 투게더
“우리 다시 시작하자” 그가 다시 시작하자고 하면 난 늘 그와 함께했다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과 ‘아휘’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평점
8.2 (1998.08.22 개봉)
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 양조위, 장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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