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Review

<영화 리뷰> 너와 나 (The Dream Songs)

표본실 2023. 12. 2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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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평점
7.0 (2023.10.25 개봉)
감독
조현철
출연
박혜수, 김시은, 오우리, 소아린, 김보영, 한기옥, 이태경, 김신비, 박정민, 길해연, 박미현, 박원상, 강애심, 구지윤, 백정민


관람일 :
2023.10.25 1회차 (코엑스 GV)
2023.12.28 2회차 (용산 라스트 GV)
 
개인적 평점 4.0 (4.1) / 5.0
 
조현철 감독의 데뷔작인 <너와 나>는 박혜수와 김시은 배우가 주연을 맡았으며, 영화의 장르는 로맨스 영화, 청소년 영화, 추모 영화 등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2014년을 보냈다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 사건을 은유하는 면이 있는데, 그 부분이 교조적이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은유하면서 슬픔을 세련되게 표현했다. 영화에서는 고등학생들이 계속 나오는 데, 그전까지 고등학생을 묘사한 다른 영화들이 거짓으로 보일 정도로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박혜수와 김시은 두 배우는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를 뛰어넘는 게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아래는 스포가 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세미(박혜수)가 학교에서 낮잠을 자다가, 수학여행 전 날에 하은(김시은)이 죽어 있는 꿈을 꾸며 시작된다. 하은은 자전거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세미는 그녀를 두고 수학여행에 가게 되어 서로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갈등한다. 꿈 때문에 불안이 커진 세미는 학교에서 무단으로 조퇴까지 하여 하은을 만난 뒤 하은을 수학여행까지 데리고 가려고 설득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은은 다소 애매한 반응을 보인다. 이에 상처받은 세미는 하은에게 상처를 받고 감정이 고조되어 서로 다투고 만다. 몇 관객은 이미 이 영화가 세월호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수학여행과 죽음의 이미지, 그리고 안산이라는 배경이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영화를 보는 관객의 마음가짐은 복잡해진다. 작품에는 시계가 시간을 보여주는 장면이 몇 있는데, 그 시간의 흐름이 마치 죽음이 다가오는 것만 같아 점점 더 슬픔의 구름을 드리운다. 결과적으로 세미와 하은은 수학여행 전날, 아니면 자정을 넘겨 이미 당일이 된 시점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 장면이 아름다우면서도, 앞서 언급했던 다가오는 죽음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씁쓸해질 수밖에 없다. 영화의 엔딩 장면 역시 피할 수 없는 슬픔을 보여준다. 가장 일상적이고 가장 평범한 장면을 묘사하면서,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지속적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과 은유를 담백하게 보여준다. 단순히 그에 따른 추모의 의미 뿐만 아니라,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의 갈등이나 감정의 동요도 여러 요소 역시 훌륭하게 표현해 낸다.  전반적으로 영화에서 이야기를 구성하고, 섬세하게 연출하는 것이 보여서,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정말 좋은 영화지만 단점을 꼽자면, 특별출연으로 나온 박정민 배우의 연기 톤이 다소 영화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코믹한 역할로 나왔는데, 이 연기의 톤이 다소 오버스럽게 여겨진다.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그치는 정도의 톤이 맞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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