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비밀의 언덕

비밀의 언덕

“가족은 무엇일까요?저에게 가족은 물음표에요”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5학년 소녀 ‘명은’이글쓰기 대회에 나가 숨기고 싶었던 진실과 마주하는,그 시절 나만 아는 이 여름 우리가 꺼내 보는비밀스러운 이야기

평점

8.7 (2023.07.12 개봉)

감독

이지은

출연

문승아, 임선우, 장선, 강길우, 장재희, 곽진무

관람일 : 2023.08.14. 1회차
 
개인적 평점 4.0 (4.1) / 5.0
 
<비밀의 언덕>은 2023년에 개봉한 이지은 감독의 장편 데뷔 작품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5학년 명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이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명은은 비밀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이다. 단순한 성장 영화를 넘어 자아 발견과 창작의 과정을 통한 인간적인 성장을 세밀하게 그린 영화이며, 창작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도 있는 예술가 영화로도 볼 수 있다. 초등학생의 시각에서 이러한 점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명은이 학교에서 반장이 되어, 비밀 편지함 프로젝트를 통해 반장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여기서 그녀는 친구들의 생일을 챙기고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의 관계를 깊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완벽해 보이는 반장으로서의 역할 뒤에는 명은 자신의 비밀과 거짓이 숨겨져 있다. 거짓말과 진실이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명은은 탐구하며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명은은 자신과 가족, 친구들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성장을 경험한다.
 
이 영화는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뛰어나다. 첫째로는 성장영화로서의 탁월함이 돋보인다. 명은의 성장 과정은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표현되었다. 명은은 현명하지만 때때로 이기적인 면모를 보이는 똑 부러진 아이로 보여지는데, 가족과의 갈등과 극복, 자신 주변을 인정하고 가족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창작자의 영화로서의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명은은 초등학생이지만, 그 자체로 작가나 예술가로도 볼 수 있다. 그녀는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창작의 의미와 창작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배우게 된다. 자신을 얼마나 공개해야하는지, 솔직한 표현이 글쓰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명은이 고민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작가, 혹은 예술가로서의 삶도 관찰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올바른 창작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창작 과정에서의 성찰과 성장을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감독은 섬세한 연출과 깊이 있는 메시지를 통해 관객에게 감동과 깊은 성찰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명은의 행동이나 배경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더욱 몰입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1990~2000년대에 핸드폰이 보급되기 전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꽤나 공감할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손에 꼽을 만큼 좋았다. 경기인디시네마에서 좋은 수상을 거둬서 개봉한 영화로 알고 있는데,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