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
2023.08.04 (프리미어 상영, 박찬욱 감독 & 엄태화 감독 GV)
2023.08.10 (압구정 IMAX관)
2023.12.12 (넷플릭스)
개인적 평점 4.0 (3.9) / 5.0
2023년 여름 시즌 한국영화 텐트폴 빅 4로 꼽힌 작품 중 마지막에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 상황에서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재난영화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텐트폴 영화 네 편 중 가장 좋았다. 12월 5일에 넷플릭스에 공개되어서, 한 번 더 감상했다.
개봉 전 GV에서 이 영화의 감독인 엄태화 감독은 이 영화가 그냥 재밌는 영화로 홍보되길 바란다고 하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좀 무거운 영화는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약간 무거운 분위기 안에서의 약간의 블랙코미디와, 한국적인 배경의 완성도가 훌륭한 편이다.
오프닝 시퀀스가 정말 대단한데, 마치 영화 《바빌론》 엔딩씬의 한국 아파트 버전을 보는 듯하다. 오프닝뿐만 아니라 작품 전반적으로 굉장히 한국적인 작품이고, 한국인들의 아파트에 대한 감성을 잘 녹여냈다. 아파트에 거주한 적이 있거나,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에서 이사를 반복했던 사람들이라면 영화에 녹아있는 감성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GV에서 박찬욱 감독님은 정말 표준적으로 교과서와 같이 잘 연출된 작품이라고 평했는데, 나도 그에 동의하는 편이다. 인물들의 개연성이 굉장히 탄탄하고, 억지 신파가 없으며, 연출이 굉장히 담백한 편이다. 또한 여러 상징이나 복선들의 클로즈업도 자연스럽게 보이면서, 몰입감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운이 좋게도 나는 여러 상징들이나 복선들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와서 더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재난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의 성향과 행동을 균형적으로 모두 묘사해 주는 것도 좋았다. 주조연과 단역까지 많은 인물이 나오는 영화인데도, 대부분의 인물들의 서사에 억지가 없으며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다. 이병현, 박서준, 박보영 등 빼어난 배우들이 나왔는데도, 다 같이 있는 씬에서 한국의 평범한 아파트 사람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대단하다. 물론 그 와중에 이병헌은 연기로서 돋보인다. 평범한 한국의 가장이 때로는 모세가 되고, 때로는 히틀러가 되는 변화를 겪는 것을 탁월하게 연기했다. 몇몇 사람들은 박보영이 연기한 역할이 '개념이 없다, 개연성이 없는 억지 선역이다.'라고 비판을 하기도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박보영이 연기한 명화의 배경은 생각보다 잘 설명되었고, 그 부분을 통해 전사를 이해한다면 명화의 행동에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꽤나 수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역시 마무리 부분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탄탄하게 끌고 간 스토리에 비해 마지막 20분 정도의 전개는 조금 더 나은 방법의 전개와 연출이 있었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마지막 엔딩씬에서 해석되는 주제의식은 다소 나이브하게 보일 여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꽤나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두 번 관람했고,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에 한 번 더 감상했다.
'Movies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리뷰> 비밀의 언덕 (1) | 2023.12.30 |
---|---|
<영화 리뷰> 너와 나 (The Dream Songs) (2) | 2023.12.29 |
<영화 리뷰> 오펜하이머 (OPPENHEIMER) (1) | 2023.12.27 |
<영화 리뷰> 언더 유어 베드 (Under Your Bed) (2) | 2023.12.26 |
<영화 리뷰> 애스터로이드 시티 (Asteroid City) (1) | 2023.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