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본 감독의 아가일을 봤다. 킹스맨 감독으로 유명한 감독인데, 그래서 그런지 ‘아가일’역시 스파이 영화였다. 스파이물 작가 엘리 콘웨이가 실제 스파이 사건에 연루되면서 생기는 좌충우돌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작품은 여러가지면에서 계속 꼬고 꼬는데, 그걸 지켜보다보니 웃음이 나오게 하는 코미디 액션물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나름 창의적인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계속 꼬는 동안 플롯도 같이 꼬여서, 이 부분에서 불호를 느낄 사람도 꽤 많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초반부의 계속된 쇼트 전환이 좀 어지러운 편이었다. 그리고 전반부와 후반부의 영화 분위기 차이, 액션의 퀄리티 차이 역시 두드러졌다. 또한 몇몇 웃기려고 나온 설정의 퀄리티가 그렇게 좋진 않아서, 헛웃음이 나오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전작 킹스맨에서의 높은 수위를 의식한 것인지, 다소 낮은 수위로 인해 이도저도 아닌 분위기를 만든 것 같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
감독은 이 시리즈를 프랜차이즈 화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내가 봤을 때는 정말 글쎄다... 마냥 경쾌하고 화려하다기에도 애매하고, 웃기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액션을 즐기기에도 애매하다. 몇몇 시퀀스나 음악은 좋은데, 전반적으로는 호평하기는 애매하다.
관람일 : 2024.02.08. (IMAX 용산아이파크몰)
개인적 평점 : 3.0 (2.8) / 5.0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끝이 없는 흐름을 보여준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연기한 엘리 콘웨이는 알고 보면 스파이 요원이었던 과거를 숨겨지기 위해 세뇌당했다. 그래서 자신의 스파이 시절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새 직업을 찾지만, 이는 알고 보면 어둠의 조직이 스파이 시절의 비밀을 스스로 누설하도록 한 장치였던 것이다. 이 큰 반전 때문에 영화는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보여준다. 그 반전의 연속에서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우연적인데, 어떻게 문제가 해결될지가 눈에 뻔히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그다지 좋게 보이진 않았다. 고양이가 문제를 해결해 줄 때, 그리고 전 동료가 마지막에 조종당하는 엘리를 구해줄 때, 너무 그림이 예상되어서 좀 몰입이 깨졌다.
전반적으로 런던 이전 / 이후가 비교가 된다고 보는데, 런던 까지는 나름의 긴장감을 끌고 가는 느낌도 좋았고, 액션의 퀄리티도 좋았다. 그러나 런던 호텔에서 부모님이 흑막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고부터는 급격하게 내리막길로 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어느 편인지 역시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데, 이 역시 너무 억지 반전을 보여주는 듯해서 애매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화려한 스파이물인 건 맞아서 한 번쯤은 볼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억지 반전을 싫어하거나 억지웃음을 싫어한다면 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사실 이 스포일러를 읽고 있을 시점이라면 영화를 볼 이유가 사라진다고 봐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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