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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위기의 극장가에 새 바람 부나

표본실 2025. 5. 9.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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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발표, 2025년 한국 영화 산업의 빅뱅

영화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25년 5월 8일,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오랫동안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강 구도로 유지되던 한국 극장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이번 합병은 단순한 기업 간의 인수·합병을 넘어 한국 영화 산업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중대한 사건이다.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운영)와 메가박스중앙(메가박스 운영)의 손을 잡는 이 결정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영향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자.

왜 합병인가? 코로나 이후 극장가의 위기

이번 합병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는 극장 산업의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2024년 한국 영화관의 총 관객 수는 8,750만 명으로,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53.3% 수준에 불과하다. 2025년 1분기에는 관객 수가 2,08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만 명 이상 감소하는 등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넷플릭스, 디즈니+ 등 OTT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은 극장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은데, 굳이 극장에 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극장은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가박스는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2023년 13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롯데시네마도 2024년 영업이익이 3억 원에 그치며 사실상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긴 상태다. 두 회사 모두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상영관 축소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홍정인 메가박스중앙 대표는 "이번 합병 계획은 조직을 살리고 영화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히며 합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CGV를 뛰어넘는 스크린 수, 시장 판도 바뀐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어떤 변화가 생길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크린 수다. 현재 롯데시네마는 915개, 메가박스는 767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어, 합치면 총 1,682개의 스크린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현재 업계 1위인 CGV(1,346개 스크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단순한 스크린 수뿐만 아니라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엔터테인먼트('신과 함께', '한산' 등)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서울의 봄', '범죄도시' 시리즈 등)의 결합은 콘텐츠 투자와 배급 면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두 회사가 보유한 IP(지적재산권)와 제작 노하우를 통합해 더 다양하고 품질 높은 콘텐츠를 관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복된 상영관 운영과 마케팅 비용 절감, 광고 영업 경쟁 완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OTT와 차별화된 IMAX, 4DX 등 특별관을 확대하고 관객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합작 법인의 운영 방식과 남은 과제들

합병 구조와 관련해서는, 롯데쇼핑이 롯데컬처웍스 지분 86.37%, 중앙그룹의 콘텐트리중앙이 메가박스중앙 지분 95.98%를 보유한 상태에서 새로운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합작 법인은 양사가 공동으로 경영하며, 신규 투자 유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합병 후 스크린 점유율이 CGV를 초과하게 되면서 시장 독과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과거 CGV의 높은 점유율(49%)로 인해 신규 출점이 제한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상영관 통폐합 문제다. 수익성 낮은 상영관이 통폐합될 경우, 특히 지방 소규모 영화관이나 예술영화 상영관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두 회사의 상이한 운영 시스템(멤버십, 포인트 제도 등)과 기업 문화를 통합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과거 메가박스와 씨너스 합병(2011년) 당시에도 홈페이지 통합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과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 변화는? 돌비시네마 확대 기대

영화 관객 입장에서는 이번 합병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우선 수원, 홍대, 광명 등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인접해 있는 지역은 상영관 통폐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관객들의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남은 상영관의 시설과 서비스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특별관 확대다. 현재 한국 내 돌비시네마 권리는 메가박스가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시네마와 합쳐지면서 돌비시네마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영화 마니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또한 영화 굿즈에 관심 있는 팬들 사이에서는 메가박스의 오리지널 티켓과 롯데시네마의 아트카드 등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두 회사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가 합병 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산업적 의미와 전망: 2강 구도로 재편되는 한국 극장 시장

이번 합병은 단순한 기업 간 통합을 넘어 한국 영화 산업의 투자, 배급, 상영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극장 산업은 기존의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강 체제에서 CGV와 롯데-메가박스 합병법인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침체된 한국 영화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넘을 수 있다. 양강 구도에서의 건전한 경쟁은 서비스 혁신과 콘텐츠 투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OTT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극장만의 차별화된 관객 경험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롯데엔터테인먼트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시너지는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두 회사가 보유한 IP와 제작 노하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활발히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러한 산업 재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운영 비효율성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관객들의 콘텐츠 다양성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영화 산업의 미래를 위한 첫걸음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은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한국 영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CGV 중심의 시장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스크린 수 1위 달성과 투자·배급 시너지를 통해 K-콘텐츠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독과점 논란과 브랜드 정체성 유지, 상영관 통폐합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이후 협상 과정이 합병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번 합병은 위기에 처한 한국 영화 산업이 생존과 발전을 위해 내린 결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디지털 시대의 변화된 소비자 행태와 OTT의 급성장이라는 도전에 맞서, 극장 산업이 내린 용기 있는 선택인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이번 합병이 단순히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그치지 않고, 더 다양하고 풍성한 영화 콘텐츠와 관람 경험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위기의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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