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s/Review

<영화 리뷰> 1917 (2019) - 전쟁의 참상을 담아낸 기술적 걸작

표본실 2025. 4. 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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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을 작년에 보았다. '1917'은 2019년, 한국 기준 2020년에 개봉한 영화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영국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함정에 빠진 다른 부대에게 전투를 하지 말라는 명령을 전하는 역할을 맡은 병사의 여정을 담은 영화다. 

 

이 영화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역시 초반부의 원테이크 장면이다. 사실은 원테이크 장면이 아니고 기술적으로 한 장면으로 이어붙였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다. 로저 디킨스 촬영감독은 이러한 작업으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이러한 원테이크 방식으로 관객은 영화에 바로 몰입하게 된다. 

 

영화는 명령을 전하는 병사를 따라가면서, 전쟁의 참상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가족이 같이 입대하였으나 일부만 살아남는 경우, 전쟁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일반인, 단순한 장기말로 소모되는 병사, 자꾸 바뀌는 상부의 명령으로 인해 갈등하는 장교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 제1차 세계대전의 여러 상황을 꽤나 깊게 알게 된다. 전쟁의 무의미함에 대한 고민도 남지만, 영화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보여주면서 마무리 된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혁신과 예술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중후반부에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황폐한 전장, 파괴된 건물, 위험이 도사리는 풍경 등 비슷한 그림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분명 전쟁의 단조로운 참혹함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있겠으나, 시각적 다양성 측면에서는 다소 단조롭게 느껴진다. 전반부에 비해 극적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고, 시각적으로도 비슷한 톤과 분위기가 계속되어 관객의 몰입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이러한 반복성이 전쟁의 지루하고 끝없는 고통을 표현하려는 의도적 선택일 수도 있으나, 영화적 리듬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도 후반부에서는 또 씻겨내려간다. 수많은 병사들의 삶을 앗아간 전쟁의 잔혹함과 무의미함을 마무리까지 훌륭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1917'은 여러 층위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탐구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간 정신의 강인함, 수많은 병사들의 삶을 앗아간 전쟁의 잔혹함과 무의미함, 전쟁 이야기를 전하고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개인적 평점 : 4.0 (4.1)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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