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영화 '스텔라'를 보았다. 킬리안 리드호프 감독의 영화이다. 나치 독일 시대에 게슈타포의 정보원이 된 유대인 여성 가수 스텔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이다. 스텔라는 재즈 가수로서 미국에 가는 것을 꿈꾸지만 유대인이라는 신분이 그것을 가로 막았고,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다른 훌륭한 영화들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많았던 영화였다.
영화는 재즈 가수를 꿈꾸던 스텔라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피하러 다니다가, 결국 독일 안 수용소에서 다른 유대인을 신고하는 게슈타포 역할을 지원하면서 생기는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굉장히 도전적으로 이야기 소재를 고른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주연 파울라 비어는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의 주인공 스텔라는 다소 복잡한 인물인데, 그 인물에 담긴 복잡한 감정선을 훌륭하게 묘사했다. 어쩌면 파울라 비어의 연기 때문에, 스텔라를 이해할 사람들이 늘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중후반부가 특히 아쉬운데, 이야기가 일관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뚝뚝 끊긴 조각들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텔라의 감정선을 대부분 관객의 상상으로 돌리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다소 느슨한 연출로 인해 마치 스텔라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사실 스텔라 자체가 유대인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악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다는 점에서 스텔라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유대인들과 달리, 다른 유대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스텔라에게 가해지는 비판 역시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영화의 태도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과 죽음, 도덕적 가치와 모호성, 전쟁이 인간에게 뺏어가는 것들, 악의 평범성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제대로 강조하지 못한 애매한 영화로서 마무리된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튼 영화는 파울라 비어가 좋은 연기로 끌어가는 것에 비해, 연출과 전개에서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이다.
관람일 : 2024.06.01.
개인적 평점 : 3.0 (3.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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