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씨네큐브 등에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 기획전을 통해 여러 작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페촐트 감독의 작품은 꽤 많이 본 편이다. 일곱 편 정도의 작품을 감상했고, 그래서 페촐트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익숙하기도 하다.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영화는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속으로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이다. 겉을 보여주는 세계가 존재하고, 그 아래에 함의를 품고 있는 세계가 숨겨져 있는 인상이다. 겉을 보여주는 세상은 남녀간의 사랑과 만남, 이별 등을 보여주면서 다소 미시적인데 반해, 함의를 품고 밑에 가려져 있는 세계는 다소 거시적인 역사적 배경, 사회 문제 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두 세계는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갈등과 긴장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훌륭한 엔딩으로 여운을 남기곤 한다.
이러한 것을 페촐트 감독의 영화 스타일이라고 정의를 한다면, '피닉스'는 그 중 가장 뛰어나게 평가받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도 페촐트 감독의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삽입된 음악을 지금도 종종 듣기도 한다. 그래서 '피닉스'의 리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피닉스'는 겉으로 보기엔 꽤나 단순한 작품이다. 니나 호스가 연기한 넬리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 돌아온다. 얼굴을 많이 다쳐 수술을 받은 넬리를 그의 남편인 조니는 알아보지 못한다. 그래서 조니는 넬리에게 넬리를 연기해달라는, 기가 막히는 부탁을 하게 된다. 넬리는 조니가 넬리를 배신하고 나치에 그를 신고했는지 긴가민가 하지만, 일단은 그의 옆에서 넬리를 연기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이 와중의 니나 호스의 연기는 정말 탁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넬리의 모습을 연기로 보여준다.
겉으로는 남편이 왜 부인을 알아보지 못하는가에 집중해서 영화를 보게 되지만, 속에서는 이 부부가 독일 사회 전체를 비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온 사람과, 그것을 방관해온 사람들은 결국 전쟁이 끝나고 다시 살아야한다. 이렇게 복잡한 감정적, 혹은 역사적 요소들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와 시작과 끝 부분에서는 감독의 윤리적 의식 역시 드러난다. 감독의 인터뷰 등을 보았을 때, 페촐트 감독은 영화 감독의 윤리 의식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작품을 만드는 듯 하다.
이러한 부분을 연출한 영화의 마무리 부분은 정말 탁월하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 때문에라도 이 작품을 보는 것을 추천하게 된다.
개인적 평점: 4.5 (4.4)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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