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트랜짓'에 대한 리뷰를 적어보려고 한다. '트랜짓'은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스타일이 극에 달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44년에 발간된 소설을 바탕으로 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나치 점령 하의 프랑스가 배경인 것처럼 보이지만, 주변 배경이 현대적인, 복합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 설정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난민들과, 현대의 난민 문제가 병렬적으로 연결되어 보이는 방식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영화는 주인공이 파리를 탈출하여 마르세유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주인공 게오르그는 사망한 작가 바이델의 신분증과 유서를 발견하고,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신분을 속이려 한다. 마르세유에서 그는 바이델의 아내인 마리와 만나게 되는데, 문제는 마리는 자신의 남편 바이델이 죽지 않았다고 믿고 있으며 그를 기다리고 있다. 게오르그는 바이델의 죽음과, 자신이 그의 신분을 도용했다는 두 가지 사실을 숨기며 마리와의 관계가 깊어지게 된다.
페촐트 감독은 이 영화에서 겉으로 보이는 사랑과 이별의 미시적 이야기를 통해, 그 아래 깔린 거시적인 역사적 배경과 사회 문제 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러한 두 세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객이 단순한 멜로드라마를 보는 듯 하면서도, 사회적, 역사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이러한 방식의 진행에서 트랜짓은 위에서 언급한 두 세계의 복합성이 극에 치달았다고 보인다. 누구나 2차 세계대전을 떠올릴 상황이지만, 작품의 배경은 현대를 묘사한다. 등장인물들은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어딘가를 떠나고 싶어 하지만, 떠나지 못하는 모순 속에서 부유한다. 이는 현대의 난민 문제가 전혀 새롭지 않음을, 그저 총성의 빈도가 줄어들고, 주체와 객체가 달라진 전쟁일뿐이라고 강조하는 듯하다. 정말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고, 훌륭한 사회 비판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주연인 프란츠 로고스키와 파울라 베어의 연기는 정말 뛰어났고, 페촐트 감독의 영화 답게 마지막 장면이 정말 좋았다.
개인적 평점 4.0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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