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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블레이드 러너 2049

표본실 2024. 2. 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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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에서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돌비 시네마로 재개봉해서, 집에서 블레이드 러너(1982)를 본 뒤에 극장에서 감상했다. 전작의 강점을 있는 훌륭한 후속작이라고 생각했다. 전작에 이어 복제인간 레플리칸트를 잡으러 다니는 블레이드 러너가 주인공이다. 돌비 시네마에서 관람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비주얼과 사운드가 너무 좋았다. 필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거 같은데,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를 정말 잘 보여주는 영상미였다. 전작은 다소 제작비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찍은 것에 비해, 이번 작은 그런 것도 없었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모두 사용해서 제작한 느낌이었다. 이야기의 전개도 좋았다. 역동적인 싸움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깊이가 깊은 느낌이었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 인간성과 기억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 전작에 비해 한층 심화되었는데,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만족스러웠다. 훌륭한 비주얼에 좋은 주제의식이 합쳐져서 나에게는 명작에 반열에 오른 영화였다.

감상일 : 2024.02.26.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
개인적 평점 : 4.5 (4.4) / 5.0





아래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다.




주인공 K는 레플리컨트로서, 이전 세대의 법을 레플리컨트를 죽여서 ‘퇴역’시키는 블레이드 러너이다. 그 역시 레플리컨트기 때문에, 이름이 없고, 사람들에게 껍데기(Skinner)로 비난받는다. K는 이 과정에서 말도 안 되게 복제인간 레플리컨트가 자식을 낳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K의 상사는 그것의 증거를 인멸하는 것을 지시한다. 주인공 K는 자식을 낳는 기적을 행한 레플리컨트의 유전자를 찾으러 레플리컨트 회사를 찾아 가는데, 이때 레플리컨트 회사는 더 많은 레플리컨트의 생산을 위해 레플리컨트의 출산 사례를 찾고자 한다. 이렇게 영화는 동상이몽을 보여주면서, 다층적인 이해관계를 보여주는데, 나는 이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 과정에서 레플리컨트의 출산은 전작의 데커드와 레이첼 사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전작을 보지 않고 가는 것은 약간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지인이 전작을 보고 가는 게 낫다고 해서 전작을 보고 갔고, 그래서 이 부분을 보며 전작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K는 이 와중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에 쓰여있는 숫자가, 레플리컨트의 출생이 일어난 날짜라는 것을 확인한다. 자신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이 기억이 실제인지, 이식된 것인지 한참을 고민한다. 이 부분은 과거 레플리컨트들의 결점을 보완한 것인데, 이 기억이 이식된 것이라면 자신은 평범한 레플리컨트지만, 사실이라면 사실은 기적과 같이 태어난 레플리컨트가 자신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주인공 K는 단순히 기적의 아이와 같은 날짜에 태어나 고아원에 입양된 것까지만 똑같은 복제인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K는 한순간 낙담한 뒤에,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하면서 영화가 마무리된다. 이 부분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고 좋았던 부분이었다. 자신은 인간인가? 복제된 인간인가? 그렇다면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가? 기억은 인간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무슨 의미인가? 기억이 이식되었다면 그 기억의 주체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와 같이 주인공이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 나에게도 질문을 계속 던졌기 때문이다.

시각적 화려함 속에 이렇게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메시지를 심은 영화라니, 호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블레이드 러너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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