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이후의 세계’를 읽었다. 2022년에 미국에서 출판되었고, 한국에는 2023년에 출간되었다. 원제는 'Binge Times: Inside Hollywood's Furious Billion-Dollar Battle to Take Down Netflix'인데, 한국어로 ‘binge’를 번역하는 것이 아무래도 좀 어렵긴 할 것이다. 미드로 영어공부를 할 때면 한 번쯤 꼭 나오는 단어인데, 무언가를 과도하게 하거나 과잉으로 소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binge-watching'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는데, 이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을 연속해서 본다는 의미다. 그래서 한국어 번역 제목이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가 된 것이다. 책은 ‘스트리밍 속에 우리가 있었다.’라고 언급하면서 스트리밍이 얼마나 우리 삶에 가까이 왔는지를 강조하면서 시작된다.
그래서 책은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심이 TV에서 스트리밍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디즈니, 애플, AT&T/워너미디어, 컴캐스트/NBC 등등의 기업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는데, 어찌 보면 이 기업들이 Netflix에 도전하는 과정을 설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넷플릭스는 이미 초거대 공룡 기업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언급한 기업들은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공룡이었는데,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급부상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과정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Covid-19 덕분에 이 과정이 수월했던 기업도 있었으며, 퀴비(Quibi)와 같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스트리밍 서비스도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결국 넷플릭스의 파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DVD 대여 서비스가 중심일 때부터 혁신적이었으며, 지금까지 거대 공룡 기업들이 스트리밍 시장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컨텐츠들로 중심을 잡고 계속해서 혁신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스트리밍은 TV를 대신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TV라는 기능과 별개로 ‘추가되었다’라는 관점도 있는데, 이 점에서 넷플릭스가 더 대단한 것이 느껴진다. 책의 제목에 있는 'binge-watching'이라는 용어 자체가 넷플릭스의 한 시즌 통으로 공개 문화를 바탕으로 생긴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수많은 공룡 기업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국에서 넷플릭스에 대항할만한 사업자는 디즈니 뿐이라고 한다. 결국 책은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애달프게 만들만한 오리지널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디즈니가 그동안 쌓아둔 오리지널 컨텐츠의 파워는 상당하니까 말이다.
작품의 마무리 부분에는 오징어 게임의 위력이 나와서 반갑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책에 인물이 너무 많고 자세히는 모르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책을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익숙한 컨텐츠가 나올 때마다 몰입도가 살아나는 느낌이었으나, 내가 만난 컨텐츠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초반부의 미국 TV 채널의 역사에 가까운 이야기를 할 때는 특히 더 그랬다.
그래도 실리콘밸리에서 할리우드,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스트리밍 사업의 변화 과정을 전반적으로 훑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독서일 : 2024.01.22. ~ 01.23
개인적 평점 3.0 (3.1)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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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칙 없음
->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https://pyoborn.tistory.com/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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