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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

표본실 2024. 1. 2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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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이후의 세계’를 읽었다. 2022년에 미국에서 출판되었고, 한국에는 2023년에 출간되었다. 원제는 'Binge Times: Inside Hollywood's Furious Billion-Dollar Battle to Take Down Netflix'인데, 한국어로 ‘binge’를 번역하는 것이 아무래도 좀 어렵긴 할 것이다. 미드로 영어공부를 할 때면 한 번쯤 꼭 나오는 단어인데, 무언가를 과도하게 하거나 과잉으로 소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binge-watching'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는데, 이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을 연속해서 본다는 의미다. 그래서 한국어 번역 제목이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가 된 것이다. 책은 ‘스트리밍 속에 우리가 있었다.’라고 언급하면서 스트리밍이 얼마나 우리 삶에 가까이 왔는지를 강조하면서 시작된다. 

그래서 책은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심이 TV에서 스트리밍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디즈니, 애플, AT&T/워너미디어, 컴캐스트/NBC 등등의 기업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는데, 어찌 보면 이 기업들이 Netflix에 도전하는 과정을 설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넷플릭스는 이미 초거대 공룡 기업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언급한 기업들은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공룡이었는데,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급부상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과정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Covid-19 덕분에 이 과정이 수월했던 기업도 있었으며, 퀴비(Quibi)와 같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스트리밍 서비스도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결국 넷플릭스의 파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DVD 대여 서비스가 중심일 때부터 혁신적이었으며, 지금까지 거대 공룡 기업들이 스트리밍 시장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컨텐츠들로 중심을 잡고 계속해서 혁신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스트리밍은 TV를 대신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TV라는 기능과 별개로 ‘추가되었다’라는 관점도 있는데, 이 점에서 넷플릭스가 더 대단한 것이 느껴진다. 책의 제목에 있는 'binge-watching'이라는 용어 자체가 넷플릭스의 한 시즌 통으로 공개 문화를 바탕으로 생긴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수많은 공룡 기업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국에서 넷플릭스에 대항할만한 사업자는 디즈니 뿐이라고 한다. 결국 책은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애달프게 만들만한 오리지널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디즈니가 그동안 쌓아둔 오리지널 컨텐츠의 파워는 상당하니까 말이다. 

작품의 마무리 부분에는 오징어 게임의 위력이 나와서 반갑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책에 인물이 너무 많고 자세히는 모르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책을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익숙한 컨텐츠가 나올 때마다 몰입도가 살아나는 느낌이었으나, 내가 만난 컨텐츠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초반부의 미국 TV 채널의 역사에 가까운 이야기를 할 때는 특히 더 그랬다. 

그래도 실리콘밸리에서 할리우드,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스트리밍 사업의 변화 과정을 전반적으로 훑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독서일 : 2024.01.22. ~ 01.23

개인적 평점 3.0 (3.1) / 5.0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
선점효과를 잃어가는 넷플릭스 역전의 기회를 노리는 디즈니 콘텐츠 시장을 넘보는 유통 공룡 아마존 아이튠즈의 신화를 재현하려는 애플 HBO의 자산을 이어받은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통신회사 컴캐스트의 지휘를 받는 NBC유니버설 디즈니는 왜 우편으로 DVD를 발송하던 업체에 불과했던 넷플릭스에게 스트리밍 시장 선점을 뺏긴 걸까? 디즈니를 비롯해 워너미디어와 같은 수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넷플릭스에게 콘텐츠를 빌려주며 결과적으로 경쟁사를 키워준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한다. 그러나 스트리밍 산업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된 연유는 단순히 미디어 기업들이 코앞의 수익에 눈이 멀어 미래를 내다 판 것이라고 정리하기엔 너무나도 복잡한 사정이 숨어 있다. 실제 디즈니는 무려 20여 년 전 ABC방송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과 〈로스트〉가 불법 다운로드로 몸살을 앓던 시절, ‘스트리밍 시대’를 예견하고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온라인 시대로의 전환을 준비한 바 있다. 스트리밍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히 미디어 산업에서 일어난 전쟁의 참여자들을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시각에서 벗어나, 빅테크와 엔터테인먼트라는 이질적인 두 산업이 시대적 흐름으로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면서 일어난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기 다른 입장과 생각을 지닌 경영진들의 오판과 실책, 금융위기와 펜데믹과 같은 뜻밖의 요인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전설적인 언론인 월트 모스버그로부터 탁월한 기자라는 극찬을 들은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자와 〈뉴욕타임스〉 출신의 비즈니스 전문 기자가 힘을 합쳐 미디어 산업에서 수십 년 동안 벌어진 사건들의 비화를 추적한 르포다. 파라마운트픽처스의 수장이 불 같이 화를 내며 셋톱박스를 2층 창밖으로 던진 이유는 무엇이며, 넷플릭스가 모두가 한물갔다고 취급하던 배우에게 2,600억 원을 배팅한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정반대 성향이었던 HBO CEO와 워너미디어의 수장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으며, 넷플릭스를 성공 궤도에 올린 신디 홀랜드와 테드 서랜도스가 갈등을 빚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디즈니와 애플의 동맹에 영향을 미친 스티브 잡스의 불법 다운로드와 나아가 모바일을 장악한 애플이 크리에이터들에게 외면 받고 고객 중심 사고가 외려 독이 되었던 아마존의 실책까지 살펴본다. 독자들은 전현직 업계 종사자들의 증언들을 통해 경영진의 사소한 결정이 불러온 나비효과와 화면 뒤에 감춰진 기업 간의 암투를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살아남기 위해 여전히 발버둥 치고 있는 기업들과 ‘광고 없는 스트리밍의 종말’이 불러올 미래를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데이드 헤이스, 돈 흐미엘레프스키
출판
알키
출판일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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