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로메르 감독의 1986년 작품 '녹색 광선'을 봤다. '해변의 폴린'에 이어서 CGV 아트하우스 에릭 로메르 감독 기획전에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프랑스의 바캉스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와 애매한 관계에 놓여, 여름 휴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델핀이 여름 휴가 기간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메르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대화 장면들이 눈에 띄고, 프랑스와 유럽 해변과 휴가지의 아름다운 영상미도 돋보인다.
영화는 사랑과 자기 발견이라는 주제를 델핀의 여정을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 델핀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데, 델핀의 성격을 요약하면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사랑을 믿지 않으며,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면 의심부터 한다. 음식 취향도 독특해서 사람들과 공통점을 찾기 어렵고, 새로운 장소에 방문하는 것까지 싫증을 느낀다.
이렇게 비관적인 델핀은 영화의 결말에서 희망적인 일을 겪는데, 이는 그녀가 그동안과 다르게 행동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영화는 계속해서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델핀의 경우를 통해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진정한 사랑은 너무 의심하지 않고, 시도해보고, 운명에 맡겨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제목인 '녹색 광선'은 해질녘에 나타나는 희귀한 자연 현상으로, 영화에서 언급되듯 쥘 베른의 동명 소설이 있기도 하다. 녹색 광선은 영화 후반부에서 델핀이 찾아나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전반적으로 녹색 광선은 희망과 기적을 의미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찾아나서는 시도라고 생각했다.
결국 델핀의 고민과 여정에 얼마나 공감하는지가 이 영화를 좋게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때로는 답답하지만, 진솔한 델핀의 고민이 느껴졌기에,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관람일 : 2024.05.28.
개인적 평점 : 4.0 (4.0) / 5.0
'Movies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리뷰> 월-E (WALL-E, 2008) (1) | 2024.06.02 |
---|---|
<영화 리뷰> 코코 (2017) (0) | 2024.06.01 |
<영화 리뷰> 문라이즈 킹덤 (Moonrise Kingdom, 2012) (0) | 2024.05.30 |
<영화 리뷰>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Furiosa: A Mad Max Saga) (0) | 2024.05.29 |
<영화 리뷰> 해변의 폴린 (Pauline at the Beach, 1983) (0) | 2024.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