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영어공부'를 읽었다. 응용언어학자 김성우 교수의 실질적인 영어 학습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영어를 세계의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아야 조금 더 즐겁고, 만족감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로 시작된 책은, 여러 가지 기존 영어 학습에 대한 통념을 깨뜨린 뒤, 조금 더 실질적인 공부 방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원어민 중심주의를 타파하자는 주장이었다. 저자는 원어민스러움을 찾는 것을 유령을 쫓는 것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심한 현상이며, 영어의 실질적 의미 전달보다 얼마나 더 발음이 일부 미국인스러운가에 집착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사실 나 역시 '미국 일부에서 쓰는 발음'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조금 더 유창하고, 굴러가는 발음을 가진 영어를 쓰는 사람들을 보고 열등감을 느낀 적도 있기 때문에, 많이 공감이 되었다. 사실 원어민보다 비원어민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며, 그러니까 그저 영어를 사용할 때 정확한 의미 전달을 목표로 나아가면 된다는 부분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크라센을 중심으로 한 인풋 중심주의의 한계를 언급한 부분 역시 좋았다.
그 후에는 한국의 수험 중심, 시험을 위한 영어가 매우 방향성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판한다. 이 부분은 사실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빠르게 해결될 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거 자체가 좋았다.
책은 단순히 문제제기에서 끝나지 않고, 조금 더 단단하고, 꾸준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공부 방식을 제시한다. 여러 의미를 포함하는 어휘 학습, 서서히 범위를 넓혀나가는 쓰기 학습, 텍스트를 위주로 하는 문법 학습 등 조금 더 언어의 본질의 가까운 공부방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나온 몇몇 공부 방식은 앞으로도 적용해 볼 예정이다.
물론 현재 한국의 상황상 수험에 맞는 공부를 해야할 때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그렇지 않을 때라면 저자의 공부 방식을 적용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시험 성적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통의 도구로서 영어를 연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개인적 평점 4.0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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