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명의 영화를 보고 와서, 2019년에 개봉한 ‘레 미제라블’ 역시 생각이 나서 리뷰를 작성한다. 2012년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와 달리 이 ‘레 미제라블‘은 영화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시대적 배경이 현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는 연관되는 영화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의 배경이 된 몽페르메유 지구에서 영화를 시작하기도 하고, 영화의 주제의식이 소설의 그것과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결말 부분에서 빅토르 위고의 원문을 인용하기도 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는 2005년 파리 교외 소요 사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는 파리 교외 지역에 이민자 구역에 새로 발령받은 경찰을 중심으로, 파리 교외의 현실을 보여준다. 경찰은 기존 경찰 2인과 새로 발령받은 1인까지 3인 1조로 움직이면서 파리의 이민자 구역을 샅샅이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이민자들은 그들의 구역에서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며, 그 이민자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다. 그리고 특정 소재를 통해서 그 안에서의 미묘한 관계들과 내재된 폭력에 대한 공포심들을 영화는 훌륭하게 드러낸다. 결말을 향해 달려가면서 영화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달고 가는 느낌을 주게 하는데,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전반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면, 답답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든다. 문제가 어디서부터 생겨서 어떻게 이렇게 커졌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말 부분 역시 문제의 해결이나 갈등의 종결이 아니라 애매모호하게 끝나는 느낌이 들어서 더더욱 그러했다. 이러한 결말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나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주제의식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어떤 면에서, ‘레 미제라블(비참한 것들)’이다.
이렇게 파리와 그 근교의 비참한 삶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레 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온 것은 정말 적절하게 느껴진다. 마크롱 대통령까지 이 영화를 언급한 것을 보면, 현재 프랑스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면이 있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지속적으로 이민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좋은 영화였다.
개인적 평점 4.5 (4.4) / 5.0
2012년에 나온 동명의 뮤지컬 영화 후기를 보고 싶다면 -> https://pyoborn.tistory.com/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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